정부와 의견조율 난항 내년 예산 확보에도 비상
●경북도 수시배정사업 현황(단위 억원)
경북도가 올해 신규 추진하는 국비사업 중 상당수가 사업 착수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경북의 신규 국비사업은 42건, 593억원으로 이중 정부가 조건부로 선정한 수시배정사업 5건의 예산 242억5,000만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이중 포항 다목적지진대피소 설치사업과 주왕산 세계지질공원 탐방안내소 신축사업, KTX구미역 정차 사업 예산은 타당성 조사와 행정절차 등을 남기고 있고 영일만대교 건설사업과 옛 경북도청 부지 매입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 대책으로 국비 530억원으로 ‘다목적 지진대피소 설치와 내진보강 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3곳의 지진대피소 설치에 필요한 150억원 가운데 올해 처음 확보한 부지매입비 등 15억원 집행에 제동이 걸렸다.
행정안전부는 총 사업비에 대한 구체적 집행내역 등이 정확하게 산정되지 않았고, 원활한 사업을 위해 지방비 확보 또는 민간자본 유치 계획도 뒤따라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도는 지진발생 후 급하게 사업계획을 세우다 미비점이 있었다며 보완을 거쳐 올해 중 부지매입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탐방안내와 전시 체험 해설 교육 등을 위한 ‘주왕산국립공원 세계지질공원 탐방안내소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 90억원 중 올해 실시설계 및 공사착공비 5억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예산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가 지방비와 민자 확보 계획 등 원활한 사업을 위해 점검이 필요하다며 배정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KTX 구미역 정차사업’은 구미 상공계 등 시민 숙원사업이다. KTX가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김천ᆞ구미역에만 정차해 구미시민과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오가는 국내외 바이어 등이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KTX구미역 정차를 위해 경부고속철도∼경부선 간 2.2㎞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올해 예산에 KTX구미역 정차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 1억원을 책정하긴 했으나 철도시설공단과 경북도ᆞ구미시가 추진 주체를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중 포항시내를 통과하는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북구 흥해읍 사이 17.1㎞ 바다를 잇는 프로젝트다. 해저터널 5.4㎞, 교량 3.6㎞, 접속도로 8.1㎞를 연결하는 이 사업에는 총 1조8,055억원이 투입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2016년, 2017년 각각 20억원의 수시배정예산을 따냈지만 시작도 하지 못하고 불용처리됐다. 올해 또 다시 10억원의 정부 예산을 확보해 재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정부 설득이 관건이다.
도는 이 사업이 부산~울산~포항~삼척 간 고속도로를 원활하게 연결해 통일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경제성이 떨어지는데다 대규모 재정사업이어서 부처간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도는 올해 옛 경북도청 이전부지 매입비 211억원을 정부예산 반영에 성공해 국비 재원 투입에 단초를 마련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산을 내려 보내 주지 않고 있다. 내년 국비에는 1,000억원에다 경북도교육청 부지 매입비 14억원 등 1,014억원을 요청했으나 대구시청 본관 이전 문제가 정리되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경북도 국비확보 담당은 “정부가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 만큼 부족한 사항을 보완하고 경제성도 재검토해서 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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