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후 전남 목포신항에 누워있던 세월호 선체를 똑바로 세우는 작업이 오는 10일 진행된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와 정부는 세월호 직립 후 미수습자 수색을 재개하고, 참사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8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10일 오전 9시 왼쪽으로 누워있는 세월호를 해상크레인 ‘현대만호’를 통해 오른쪽으로 바로 세우는 직립 작업에 착수한다. 세월호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풍속 8.0m/s, 파고 0.5m, 조류 0.3m/s 이하의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예행연습과 본작업이 각각 이뤄질 9, 10일 모두 기상 여건이 충족되는 것으로 예보됐다.
세월호는 인양 후 지난해 4월 목포신항에 거치됐다. 누워있는 상태로 미수습자 수색과 침몰 원인 조사가 진행돼 왔지만, 해저면과 맞닿아 있었던 좌현과 기관 구역은 조사관들의 접근이 어려워 정밀한 수색과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선체조사위는 지난해 10월 세월호 선체 직립 방안을 의결했고, 올 1월 현대삼호중공업을 직립용역업체로 선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우선 9일 오전 9시부터 1만톤급 해상크레인이 세월호(6,950톤)를 40도까지 안전하게 들어올릴 수 있는지 예행연습을 실시한다. 전현호 선체조사위원회 세월호직립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선체의 좌현은 지면이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들어올려야 할 무게는 3,500톤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해상크레인과 세월호를 연결하고 있는 갈고리(후크) 8개에 무게중심이 고르게 분배되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점검에 문제가 없다면 이튿날 세월호를 90도로 들어올리는 본작업에 착수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기상 변수다. 갑작스런 돌풍으로 해상크레인이나 선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해상크레인을 지탱할 예인선 2대가 투입된다. 직립 과정 중 선체 무게 중심이 흔들릴 경우 해상크레인과 함께 600톤급 육상크레인도 작업을 보조하게 된다.
직립 작업이 마무리된 후에는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보강 작업이 2주간 진행된다. 이후 4층 좌현 단원고 남학생 객실부터 미수습자 유해를 찾는 작업이 재개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는 단원고 남현철ㆍ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일반인 권재근ㆍ혁규 부자 등 5명이다. 선체조사위는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기관실, 타기실 등을 조사하고, 외관이 드러나지 않았던 좌현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최종보고서는 선체조사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8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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