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건설ㆍ이수건설ㆍ동원개발 등 중견 건설사 3곳이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주고 어음할인료를 떼먹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3억1,500만원을 부과 받았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5~16년 384개 중소기업에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며 할인료 25억5,934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현행 하도급법은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경우, 원사업자가 연 7.5%의 할인료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남용 공정위 건설용역하도급개선과장은 “하도급대금 지급기한(준공 후 60일 이내)이 거의 임박해 원사업자가 30일 혹은 60일 만기 어음을 끊어주면, 협력사는 자금부담으로 만기 이전에 어음을 은행에서 현금화하고 할인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며 “할인이자 부담으로 하도급대금을 100% 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이수건설은 같은 기간 하도급대금을 어음대체결제수단(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으로 지급하며 수수료 6억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담대는 하도급사가 외상 매출채권을 담보로 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하도급 대금을 현금화하고, 원사업자가 대출금을 상환하는 제도다. 시티건설과 동원개발은 하도급대금 ‘늑장’ 지급에 따른 지연이자 6,997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공사 완료 후 60일이 넘어서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 초과기간에 대해 지연이자 연 15.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김 과장은 “이들 건설사 3곳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어음할인료 등 법 위반 금액 전액(32억7,500만원)을 모두 지급했다”며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지급하는 과정에서 우월적지위로 부당하게 금융이익을 얻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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