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2개국 중 17위
지난해 34달러로 1.4달러 올랐지만
1위 아일랜드 88달러에 38% 불과
“7월 근로시간 단축 일괄적용 땐
투자ㆍ부가가치 창출 제약할 수도”
우리나라 근로자 한 명이 1시간에 생산하는 평균 시장가치는 지난해 34달러(3만6,600원)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일상화된 야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근무시간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6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은 전년(32.9달러)보다 1.4달러 증가한 34.3달러를 기록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총근로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은 2011년(30.1달러) 30달러를 처음 넘어선 뒤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투입량 감소, 부동산 경기 활황 등의 영향으로 2010년(전년 대비 1.6달러 증가)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은 그러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시간당 노동생산 통계가 집계된 OECD 회원국 22개국 중 우리나라는 17위에 그쳤다. 우리보다 시간당 노동생산이 낮은 국가는 포르투갈(32.3달러), 헝가리(32.1달러), 에스토니아(30.9달러), 그리스(30.8달러), 라트비아(28달러) 등 5개국 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은 1위 아일랜드(88달러)의 38%에 불과하고, 우리와 GDP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47.8달러)에 비해서도 13달러 이상 낮다. OECD 전체 회원국 평균은 2016년 기준으로 47.1달러였다.
한국이 세계 10위를 오르내리는 경제규모에 비해 시간당 노동생산이 크게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야근 문화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2016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1,764시간)보다 305시간 많았다. 근로일수를 감안하면 한국 근로자는 매일 1시간 이상 다른 나라보다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선진국은 우리보다 적게 일하면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OECD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적은 독일(1,363시간)은 한국에 비해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은 34% 짧으면서도 생산성은 59.9달러로 75%나 높았다. 노동시간이 적은 국가 2, 3위인 덴마크(1,410시간)와 노르웨이(1,424시간) 역시 노동생산은 64.1달러, 80.4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시행될 근로시간 단축(주당 68→52시간)이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1인당 GDP를 총노동시간으로 나누는 시간당 노동생산 산출 공식을 감안하면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을 일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단기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는 있다”면서도 “업종이나 업무 형태를 무시하고 일괄적으로 적용할 경우 기업 투자, 부가가치 창출 등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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