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30대 남성에게 턱을 한 차례 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대표는 심한 두통과 턱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폭행 직후 붙잡힌 가해자는 “나는 한국당 지지자다” “아빠도 때려봤다”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야당에 대한 정치 테러’이자 ‘철저히 계획된 범죄’로 규정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6일 “백주에 야당 원내대표가 테러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사건 당일 저녁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혼자 한 것이 아니다. 배후를 조사해야 한다”면서 계획적 범죄로 단정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10명이 한 조가 돼 24시간 릴레이 동조 단식을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더욱이 제1야당 대표가 국회 내에서 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김 대표에 대한 폭력이 우발적 범행인지, 계획된 범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검거된 범인을 철저히 조사해 폭력을 행사한 배경과 배후가 있는지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한국당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사건 실체가 밝혀지기도 전에 ‘계획적인 정치 테러’로 단정짓고 정치 공세를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
드루킹 특검 문제로 초래된 국회 파행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대치 정국이 지속되면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는 고사하고 6월 지방선거 출마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안 처리도 쉽지 않다. 여야는 감정적 대치에서 한발씩 물러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한국당은 김 대표 폭행 사건이 국회 정상화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를 삼가야 한다. 한국당이 이번 사건을 국회 협상과 연계할 경우 대치 정국이 장기화하는 등 상황은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여당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 경찰에 출석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당사자가 수용한 특검을 민주당이 거부하며 국회 파행을 방치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해도 향후 준비 절차를 감안하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여당은 드루킹 특검 수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오늘 국회에서 정상화 담판을 벌인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상화 협상 시한으로 못박은 8일 오후 2시까지 해법을 도출하길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