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차 지하 주차장 진입하도록
기존보다 30센티 높여 ‘2.6미터 이상’
경기 수원시가 최근 ‘택배 대란’ 사태의 발단이 된 아파트 지하주차장 층고를 높이는 제도개선에 나섰다. 덩치가 큰 택배 차량들도 지하주차장을 드나들 수 있게 해 물품배송을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수원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 높이 기준을 2.6m 이상으로 높이는 내용의 주택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지자체가 주택건설 기준 중 주차장의 층고 높이를 상향 조정하도록 정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개정안은 현재 ‘2.3m 이상’으로 된 지하주차장 입구 높이 기준을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2.6m 이상’으로 바꿨다.
시는 개정안이 주민 의견수렴과 수원시조례규칙심의위원회 심의, 시의회 의결 등을 거쳐 오는 8월쯤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이후 수원에서는 지하주차장 입구 높이가 2.6m 이상으로 설계되지 않으면 아파트를 지을 수 없게 된다. 당장 하반기 허가를 앞둔 광교지구의 한 아파트 등 3개 단지가 개정안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킨 택배 사태를 계기로 본격 추진됐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는 입주민 안전을 위해 단지 내 택배 차량 지상 진입을 통제하고, 대신 택배 기사들에게 손수레로 직접 물품 배송을 요청하면서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 아파트는 물론 대부분 공원형 아파트의 경우 현행 주택법에 따라 지하주차장 진입 높이가 2.3m로 지어졌다. 결국 2.5m가 넘는 일반 택배 차량의 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이 같은 택배 사태가 사회 문제로까지 커졌다.
개정안은 또 공동주택의 주차장 설치기준도 명시했다. 세대당 전용면적 60㎡ 이하는 1.2대 이상(세대당), 60㎡ 이상은 1.4대 이상으로 비율을 산정해 주차면을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2017년 12월 기준 시 세대당 주차 수요가 1.45대로, 수요 대비 주차장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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