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네 번째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러시아 전역 90개 도시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져 1,600명 이상이 연행됐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극동과 시베리아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걸쳐 러시아 곳곳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러시아 푸시킨광장에는 젊은 시민들을 중심으로 “푸틴 없는 러시아” “차르는 물러나라”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모스크바 경찰당국은 시위대 규모를 1,500명으로 추산했고 로이터통신은 수천명이 모였다고 관측했다.
시위를 주도한 반정부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우리는 사기꾼과 도둑들이 만든 정부 당국이 푸틴에게 투표하지 않은 수백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나발니를 비롯해 전국에서 1,600명 이상이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이들을 무허가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간헐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18년간 전권을 휘두른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6년 더 대통령으로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위대에 참여한 알렉산데르(31)는 로이터통신에 “시위가 무엇을 바꿀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람들은 단지 울분을 발산하기 위해서 모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총 56만여표를 획득해 지지율 77%로 압승했다. 7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네 번째 취임식이 열린다. 러시아 국내외 정권 비판자들은 선거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지적했고 부정 선거 의혹도 제기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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