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당의 오만 하늘 찔러”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의원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 성추행 의혹 주장이 제기된 지 54일만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은수미 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이날 선거사무소를 열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러자 야당들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며 “지지율에 취한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4일 입장문을 내고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한다”며 “두 달치 세비는 전액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지역구민 6,539분이 뜻을 모아 사퇴 철회를 요구했다”며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심판하거나 그만두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에게 사퇴 철회를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민 의원의 거취는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 선출과 원구성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원내 제1당 사수와 무관치 않은 문제였다.
민 의원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관련한 ‘미투’(#MeToo) 폭로가 나온 직후인 지난 3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중도에 포기했다. 한 여성 사업가는 당시 인터넷언론에서 10년 전 노래주점에서 낙선자 신분이던 민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저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의원직 사직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은수미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끄러운 인생을 살지 않았다”며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차량 유지비 등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은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선 법적대응을 시작했다”며 “정치적 음해와 모략이 심각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앞서 최고위에서 은 후보의 후보 자격 유지 문제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아직 공천을 번복할 만한 문제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민 의원과 관련해 “국회의원 사퇴쇼까지 민주당은 진정한 쇼당”이라며 “당은 말리고 본인은 그만두겠다고 하니 형님먼저 아우먼저 현란한 이중플레이는 손발도 척척 잘 맞는다”고 공격했다. 은 후보 의혹 제기에 적극적이던 바른미래당도 “지지율에 취한 민주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고 비난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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