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 농촌유치 지원사업비 3년간 6억원 확보
농촌과 도시 인프라 조화로 귀농ᆞ귀촌 1번지로 부상
송은숙(50)씨는 지난 2000년 경기 평택에 살다 경북 김천시 구성면으로 귀농해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귀농 당시 주위에서 모두 의아하게 여겼지만 오랜 도시생활에 찌들었던 송씨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남편의 고향이 김천인 것도 한 몫 했다. 이제는 예비 귀농인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송씨는 “처음 올 때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충분히 적응이 됐다”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복숭아 밭으로 달려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가 도농복합형 귀농ᆞ귀촌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국토 중심에 자리잡은 김천은 고소득 농작물과 KTX역의 이점 덕분에 귀농ᆞ귀촌 희망자들이 정착하기에 최적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천시는 2009년부터 다양한 귀농ᆞ귀촌 관련 지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농촌에서 새 출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도시민을 초청해 귀농체험 교육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이원화되어 있던 귀농ᆞ귀촌 교육 지원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원스톱지원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예비 농업인의 김천 정착이 한결 간편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김천의 귀농귀촌 인구는 2013년 2,359명에서 4년 후인 지난해 3,183명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도권 도시민 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박2일 기차로 떠나는 귀농ᆞ귀촌 체험투어 교육’은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김천구미역까지 기차 한 량을 임대해 객차 안에서 귀농ᆞ귀촌 전문가 교육을 했다. 김천에 도착한 후에는 선도농가 투어도 진행했다. 체험에 참가한 허남희(59)씨는 “귀농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색달랐다”며 “귀농 선배들의 경험담도 듣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시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2018년 도시민농촌유치지원사업’에 선정돼 3년 동안 총 6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귀농ᆞ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또 타 시군에서 5년 이상 거주하다 농업 경영을 목적으로 김천으로 이주한 귀농인들에게 귀농정착, 농가주택수리비, 주택신축건축설계비, 농업창업, 주택구입지원, 귀농인 인턴 사업 등 정부융자사업도 벌이고 있다.
시는 교육 수료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김천시귀농연합회’를 주축으로 올해부터 전국단위 박람회 참가와 설명회 개최 행사를 연 5회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농촌지역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경쟁력 있는 농산업을 유도하고 귀농연합회원들이 생산하는 고소득 농작물인 호두, 복분자, 아로니아, 굼벵이, 천연발효 식초 등 사이버 직거래와 농촌 관광, 민박체험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박보생 김천시장은“지방 중소도시의 성장과 대한민국 균형발전은 귀농ᆞ귀촌인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때 이루어진다”며 “우리 지역의 농업과 농촌이 한 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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