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후보들, 洪 지원사격 걱정
당 대표직에서 즉각 물러나라”
홍준표 “조용히 나가시라” 티격태격
우원식도 홍준표 패싱론 힘 실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안팎의 공격에 몰리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 국민여론과 차이가 있다는 내부 반발이 나오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참에 기를 꺾으려는 듯 집중포화를 날리는 상황이다.
강길부 한국당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하며 정면 충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노골적으로 “홍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폄훼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홍준표 고립을 띄우고 나섰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표의 거친 언행이 국민 여론과 동떨어져 있다”면서 홍 대표의 정치 기조를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최근 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것이 공당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국민들께서 바라던 당혁신, 인적쇄신, 정책혁신은 온데 간데 없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강 의원의 지적이 당내 불만제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강 의원은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는 공천과정에서 당 대표의 막말로 인해 상처받은 후보가 있고 그 막말이 결국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면서 “당 대표가 지방선거에 지원유세를 올까봐 걱정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홍 대표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당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면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주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엉뚱한 명분을 내걸지 말고 조용히 나가시라”며 “탈당과 복당을 지금 몇 번째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잦은 당적 변경자로 꼽히는 강 의원의 비판 의도는 공천에 대한 불복으로 다른 이유를 내세우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2008년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최근에는 바른정당에 소속했다 다시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민주당도 이날 홍 대표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홍 대표가 판문점 선언에 ‘민족자주원칙’이 포함된 것에 대해 주사파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데 참으로 기가 막히다”면서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자들도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남북정상회담 비하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홍준표 패싱론에 힘을 실었다. 한국당 내에서도 홍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홍 대표를 고립시켜 여권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홍 대표의 ‘차기 지도자가 김정은이 될 것 같다’는 막말에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고 국민들도 어이없어 한다”며 “한국당 지방선거 공보팀이 홍 대표를 패싱하려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고 꼬집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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