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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만난 왕이 “중, 북미 대화 실질적 진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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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만난 왕이 “중, 북미 대화 실질적 진전 바란다”

입력
2018.05.02 17:4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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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中과 긴밀 소통할 것” 화답

대북제재 완화 공론화 가능성

시진핑 방북 일정도 조율할 듯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한 왕이(왼쪽) 외교부장이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악수를 나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한 왕이(왼쪽) 외교부장이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악수를 나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이 대외적으로 밀착 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을 지렛대 삼아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과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우려해 북한의 정치적 후견인을 자처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중국 정부 외교수장인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에 응하는 형식을 빌어 전용기 편으로 방북했다.

왕이 국무위원과 리 외무상은 이날 곧바로 회동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양국의 긴밀한 협의를 다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남북한의 관계 개선 또한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순조롭게 대화를 진행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중국은 북한과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리 외무상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문제에 있어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대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이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외견상 북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 측 설명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의 문제에 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왕 국무위원은 특히 북한 측에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중국을 포함하는 4자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 선언에 이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왕 국무위원은 3일까지 평양에 머물 예정인데, 리 외무상과의 회담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북미 정상회담이나 평화체제 전환과 관련한 시 주석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 또 지난 3월 말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시 주석의 방북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 대체로 북미 정상회담 직후로 보도해왔다.

중국이 왕 국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공론화할 지도 주목된다. 그간 관영매체나 관변학자들이 주장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안보리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하지만, 평화체제 전환 논의가 남ㆍ북ㆍ미 3자 간 협의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안에 대한 지지에 이어 대북제재 완화라는 선물보따리를 안겨야 할 필요성도 있다. 물론 대북제재 범위 바깥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외교 관례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에 대표를 보내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게 맞는데 왕 국무위원이 평양에 갔다는 건 차이나 패싱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방증한다”면서 “다만 북한 역시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중국이라는 배경이 필요한 만큼 양국이 최대한 밀착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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