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은 월드컵에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청용은 50대 50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8)이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9ㆍ전북)을 러시아월드컵에 데려갈 뜻이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신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동국과 이청용(30ㆍ크리스털 팰리스)의 발탁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동국은 나이는 있지만 경기를 상당히 잘 하고 있다. 교체로 나와서 골도 잘 넣고 있다”면서도 “월드컵에는 가지 못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 때 이동국과 했던 이야기가 있다. 동국이도 후배를 위해 자기가 양보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선 이동국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좋은 기회에서 골을 못 넣었을 때 악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소속 팀에서 주로 조커로 출전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골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K리그 9경기에서 8차례 교체로 들어가 5골을 넣었다. 그러나 개인통산 두 번째 월드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할 전망이다.
신 감독은 앞서 지난 해 10월 기자회견 때도 “이동국은 K리그의 영웅”이라며 “영웅을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해 사실상 뽑을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동국이 노련한 플레이와 탁월한 골 결정력을 갖췄지만 월드컵에서는 유럽 강호 등을 상대로 앞에서 뛰어주고 싸워주며 부딪혀 줘야 하는데 그런 플레이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신 감독 판단이다.
반면 이청용에 대해서 신 감독은 “최근 출전도 하고 있다. 발탁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설명했다.
이청용은 지난 달 30일 레스터시티와 홈 경기에 팀이 4-0으로 앞선 후반 40분 교체로 들어갔다. 3월 10일 첼시전 교체출전 이후 50일 만에 실전에 투입됐다. 이청용이 소속 팀 주전 경쟁에 밀리는 바람에 출전시간이 너무 짧아 감각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신 감독은 그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청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렸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도 뛰었다. A매치 78경기 8골을 기록 중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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