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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성폭력 사례 수백 건… 가해자엔 국회의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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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성폭력 사례 수백 건… 가해자엔 국회의원도

입력
2018.05.02 16: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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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ㆍ보좌진 전수조사 결과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4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4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사당내 회의실, 밤늦은 의원회관의 밀실 모두 성폭력의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가해자에는 국회의원도 포함됐다. 국회에서 성희롱, 성폭행 등 성폭력을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례가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투(#Me Too) 운동 이후 국회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2일 공개한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목격하거나 들어본 성폭력 범죄(복수 응답)는 성희롱이 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벼운 성추행(291명), 심한 성추행(146명), 스토킹(110명), 음란전화ㆍ문자ㆍ메일(106명), 강간미수(52명), 강간 및 유사강간(50명) 순이었다. 국회 내 성폭력 실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본인이 직접 피해를 입은 성폭력의 경우 성희롱이 99명, 가벼운 성추행 61명, 음란전화ㆍ문자ㆍ메일 19명, 심한 성추행 13명, 스토킹 1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간 및 유사강간(2명), 강간미수(1명)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성폭력 피해를 알리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응답자는 86명(여성 85명)에 불과했다.

국회는 지난달 3~5일 설문지를 통한 무기명 기입방식으로 조사해 958부(응답률 52.7%)의 회신을 받았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은 7급 이하, 남성은 6급 이상이 다수였다. 가해자는 주로 6급 이상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71%는 지난 3년 간 국회에서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국회 윤리특위는 “국회 내 성폭력이 주로 상급자에 의한 위계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가 익명으로 진행돼 가해자로 지목된 국회의원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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