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국내 12개 주력업종 439개 상장사 재무제표 분석
“두 기업 뺀 주력업종 매출은 지난 5년간 2.2% 감소… 착시효과 경계해야”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력 기업들의 매출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반도체 빅2’를 제외하면 지난 5년간 오히려 뒷걸음 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439개사 가운데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개사의 영업이익은 나머지 437개보다 더 많았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지난해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1%를 넘는 국내 12개 주력업종 상장사 439개사의 2012년과 2017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비중이 큰 상위 6개 업종 중 운수장비(-8.2%), 화학(-9.7%), 전기가스(-6.2%), 철강금속(-8.3%) 등 4개 업종의 매출액이 5년 전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늘어난 업종은 전기전자(20.0%)와 유통업(0.2%) 뿐이었다.
영업이익 면에서는 운수장비가 55.8%, 유통업이 10.0%씩 감소해 수익성이 나빠졌다.
전체 상장사들의 실적도 5년 전과 비교해 제자리에 머물렀다. 2013년 1,074조2,000억원이던 439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2014년 1,060조2,000억원, 2015년 1,022조9,000억원, 2016년 1,000조원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1,085조4,000억원으로 8.5% 늘었지만, 2012년과 비교하면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3년 연속 매출액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호황업종 기업에 대한 실적 쏠림현상은 한층 심화됐다. 작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439개사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7%,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7%에 달했다.
439개사의 2012년 대비 2017년 매출액 증가율은 1.9%, 영업이익 증가율은 73.7%였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437개사만 놓고 보면 매출액 증가율은 -2.2%, 영업이익 증가율은 27.3%로 낮아졌다.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은 일부 업종에 편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2012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중 전기전자업 32.5%, 운수장비업 20.6%, 화학업 11.2%, 철강금속업 9.3% 등의 비중을 나타냈지만, 작년에는 전기전자업의 비중(54.0%)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호실적은 전기전자 업종 및 일부 대기업의 견인 효과와 기저효과에 따른 것임에도 경기가 좋아졌다는 착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주력 업종들의 지난 5년간 매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라는 점에 주목하고 주력 업종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