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31)이 시즌 첫 등판 때 아픔을 안긴 애리조나를 다시 만나 4승 사냥에 나선다.
류현진은 3일 오전 10시40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한달 전 악몽이 있었던 장소와 상대지만 본 궤도에 오른 류현진이 한달 만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류현진은 지난달 3일 애리조나를 만나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천적’으로 꼽히는 폴 골드슈미트와 A.J. 폴락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케텔 마르테에게 2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볼넷을 5개나 내줬다. 첫 등판 때 부진한 탓에 팀 내 입지는 줄어들어 이후 등판 일정이 오락가락 바뀌었고, 현지 언론도 ‘5선발 자리가 위험하다’고 류현진을 흔들었다.
그러나 애리조나전 이후 류현진은 ‘괴물’ 모드로 변했다. 4경기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고, 모두 5이닝을 넘겼다. 무실점 경기도 두 차례나 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전에서 부진했던 것을 포함해도 팀 내에서 4월 한 달간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5차례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2를 찍었다. 다저스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와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과 피안타율도 0.85, 0.152로 으뜸이다. 간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승4패 평균자책점 2.84) 보다 한 수 위였다.
시즌 두 번째 만나는 애리조나는 역시 골드슈미트, 폴락, 마르테 등 천적들을 조심해야 한다. 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455(22타수 10안타), 폴락은 0.346(26타수 9안타), 마르테는 0.500(6타수 3안타)로 강했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의 기세도 무섭다.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단순한 팔색조가 아닌 경기 중 자신의 컨디션과 상대 타자 특성에 맞게 투구를 하는 ‘볼 배합의 팔색조’로 진화했다. 최근 부진에 빠져 서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는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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