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배당 성향이 낮은 이른바 ‘저배당 기업 블랙리스트’에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 등 2개 기업을 처음으로 지목했다.
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고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를 중점관리기업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르면 2일 홈페이지에 이를 공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세워 공개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에 3년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지분율 6.6%)과 현대그린푸드(지분율 12.8%)의 2대주주인 만큼 이들 기업이 다음 주총 때까지 배당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주주 제안 등을 통해 압박할 수도 있다.
이번 조치는 2016년 도입한 ‘배당 관련 기업과의 대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당시 저배당 기업에 더 많은 배당을 하도록 적극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 팀까지 꾸렸다. 또 해당 기업이 1년간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해 외부에 공개하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저배당 기업을 몰아세우는 이유는 배당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 간섭 가능성 등을 이유로 ‘연금 사회주의’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