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 놓고 재협상 움직임
현지 보도에 방위사업청은 부인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 투자ㆍ개발키로 한 차세대 전투기 사업(KF-X/IF-X)과 관련, 인도네시아가 한국 측에 재협상 요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리퍼블리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톡 수기하르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 측이 기존 합의 조건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톡 대변인은 또 “공동개발 사업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모두에 이익이 돼야 한다”면서 “충분한 기술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중립국인 인도네시아의 군사 장비 체계는 러시아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이 때문에 KF-X사업에 사용되는 원천기술 대부분이 미국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 순간 미국의 제지로 기술 이전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인도네시아 내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런 보도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측으로부터 재협상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고, 청 차원에서도 기존 합의나 계약조건을 재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 내부의 부정적 시각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측은 지난해 1,400억원 가량의 하반기 사업 분담금을 한국에 지급하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는 사업 재협상을 위한 움직임도 감지됐다. 지난달 25일에는 인도네시아 국방부 사무차관이 기자들을 만나 “해당 사업이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보도가 나왔고, 앞서 17일에는 한 군사 전문지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관료를 인용, “인도네시아가 한국과의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ㆍ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6년 초 인도네시아 국방부, 국영항공업체 PTDI와 KF-X/IF-X 공동개발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KF-X 개발에 참여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 받기로 했다. 호찌민=정민승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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