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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블랙홀에, 한국당 지방선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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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블랙홀에, 한국당 지방선거 먹구름

입력
2018.05.01 16:4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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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마다 여권에 우호적 민심

洪은 연일 강성 발언 쏟아내

김태호 “너무 나가셨다” 불만

홍준표 과태료 부과에 “돈 없으니 잡아가라”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초대형 외교이벤트가 6⋅13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자유한국당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정상회담 이슈가 모든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야당의 존재감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 기대가 큰 여론에도 홍준표 대표가 연일 말폭탄을 터뜨리고 있어 후보자들의 불만도 증폭된 상태다.

한국당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등 여권의 약점을 거듭 이슈화하고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일 부산을 시작으로 2주간 진행되는 필승결의대회에서 “김정은을 판문점에 불러놓고 큰 잔치를 베풀었지만, 지난해 대선 이전에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이 묻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강성권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의 성폭행 의혹도 묻히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전직대통령 두 사람이나 구속시키고 남북평화쇼 벌이면, 이번 지방선거 싹쓸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위선적인 정권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민심은 여권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관련이슈가 한국당이 제기하는 모든 이슈를 밀어내고 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4월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3.1%p)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88.7%가 긍정평가했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86.3%를 기록했고, 보수 성향 응답자의 74.8%도 지지를 택했다.

홍 대표의 강성발언은 이날도 계속됐다. 부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위장 평화쇼” 발언에 여론이 악화됐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기자가 보는 눈”이라며 “부화뇌동을 해줘야 우리한테 표가 온다고 생각하느냐. 남북정상회담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당은 우리뿐”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에 퍼줘야 할 돈이 100조가 될지 200조가 될지 알 수 없다”며 “가정에 세금고지서가 날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현장에서 뛰는 후보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홍 대표가) 다소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도 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선거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역풍을 우려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측 관계자는 “정상회담 평가를 비롯해 지방선거 구호 등을 놓고 후보들과 대표간 간담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가 중앙선관위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이날 드러났다. 홍 대표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되지 않는 조사를 공표한게 이유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아니라 민주당 선관위”라며 “돈 없으니 잡아가라고 했다”고 반발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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