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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핵협정 어겼다” 주장... 핵심증거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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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핵협정 어겼다” 주장... 핵심증거는 없어

입력
2018.05.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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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이란의 핵 협상 위반 증거라고 밝힌 과거 이란 핵 개발 계획 자료를 뒤에 둔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이란의 핵 협상 위반 증거라고 밝힌 과거 이란 핵 개발 계획 자료를 뒤에 둔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으로 인해 유예한 제재를 적용하기로 한 시한(5월 12일)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이 비밀리에 핵 개발 계획을 보유 중”이라며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공개한 내용이 핵 협상을 어겼다고 볼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매파들이 이란 핵 협상에서 탈퇴할 만한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황금 시간대에 방송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이란이 핵 개발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 문서가 담겼다고 주장하는 CD와 서류철을 늘어놓고 “수 주 전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이란이 공개하지 않은 핵 개발 계획을 찾아냈다. 이를 증명하는 10만개의 비밀 파일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핵 협상 뒤에도 이란은 이 계획을 보존했을 뿐 아니라 발전시켰다”라고 주장하며, 정보 내용을 미국과 공유했고 독일, 프랑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이란은 거짓말을 했다"는 문장이 적혀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이란은 거짓말을 했다"는 문장이 적혀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은 이스라엘이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양치기 소년이 또 시작했다”라며 “매번 모든 사람을 속일 순 없다”고 비판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도 관영 타스님통신에 “네타냐후의 발표는 유치하고 우스운 게임이자, 5월 12일 트럼프의 이란 핵 협상 관련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비핵화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이란 핵 협상을 흔들 결정적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봤다. 전직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인 에란 에치온 전략대화포럼 대표는 “오늘 공개된 내용에 스모킹 건은 없었고, 현재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거나 협상을 어겼다는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제라르 아로 주미 프랑스대사는 “과거 이란의 핵 활동에 관한 정보는 이란 핵 협상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지지해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이미 이란 핵 협상 폐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끌어내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중동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한 롭 말리 크라이시스그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 핵 서류를 확인한 사람이라면 비비(네타냐후)의 발표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음을 알 수 있다”라면서도 “그는 트럼프란 청중에게 말한 것이고, 트럼프도 같은 결론(핵 협상 폐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두 부하리(왼쪽)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모하마두 부하리(왼쪽)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협상은 “끔찍한” 협상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드러냈다. 그는 “7년 후에 협상은 무효가 될 거고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라며 “이스라엘이 오늘 한 일은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내놓은 ‘이란의 핵 협상 위반 증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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