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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5년 간 잠자던 아이디어… 북한 4.25 축구단의 K리그 참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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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5년 간 잠자던 아이디어… 북한 4.25 축구단의 K리그 참가를 꿈꾼다

입력
2018.05.01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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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하는 아시아 클럽 대항전인 AFC컵에 참가한 북한의 4.25 축구단. AFC컵 트위터 캡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하는 아시아 클럽 대항전인 AFC컵에 참가한 북한의 4.25 축구단. AFC컵 트위터 캡처.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함께 스포츠에도 남북 화해의 바람이 불 조짐이다.

수많은 종목이 있지만 상징성이나 파급력을 고려할 때 축구를 빼놓을 수 없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단일팀 구성, 경평축구나 통일축구의 부활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문득 5년 전 들었던 북한 4.25 축구단의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참가 추진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전 부회장은 2013년 3월, 대한축구협회 미래기획단장을 맡은 뒤 “4.25 축구단을 개성공단에 연고를 둔 팀으로 K리그에 참여시키자”는 제안을 했다. 미래기획단은 축구 현안을 연구하고 실행 방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설된 조직이었다. 이에 앞서 안종복 전 경남FC 사장도 2013년 1월,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북한 팀의 K리그 참가를 공약으로 내건 적이 있다.

4.25 축구단은 북한에서 가장 전력이 뛰어난 최강 클럽으로 꼽힌다. 아시아 프로 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컵에도 현재 북한 대표로 참가 중이다. 5년 전 남북 관계가 워낙 얼어붙어 있던 탓에 이 아이디어는 ‘돈키호테’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구체화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다.

4.25 축구단은 프로축구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 등과 중국 등지에서 몇 번 친선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모두 ‘단발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K리그는 3월에 개막해 11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참가 팀 선수단, 응원단이 1년 내내 자연스럽게 남북을 오갈 수 있다. 4.25 체육단의 K리그 참가 자체가 지속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축구장이 없다. 경기장 건설에 시간이 걸린다면 경기 의정부나 고양 등의 종합운동장을 먼저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게다. 4.25 축구단이 K리그에 앞서 FA컵(대한축구협회 주최로 프로, 아마를 통틀어 최강 클럽을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에 먼저 출전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물론 이를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남북의 합의와 함께 4.25 축구팀의 K리그 합류를 위해선 프로축구 규정도 일부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추진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외부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정책 자문기구인 K리그발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지난 27일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가 있었는데 공교롭게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날이었다. 이날 발전위에서도 K리그가 앞으로 남북 체육 교류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북한 최강 4.25 축구단과 한국 K리그 최강 전북 현대가 개성공단에서 맞붙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2년 전 폐쇄됐던 개성공단이 ‘평화의 장소’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4.25 축구단이 북한 응원단을 이끌고 서울로, 수원으로, 전주로 원정을 온다면? 상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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