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김 “남북회담 알맹이 빠져”
안 “박 시장직무 정지해야”
6·13 지방선거를 앞둔 3명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휴일인 29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3인3색 행보로 서울민심 잡기에 몰두했다. 박원순 시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답게 정상회담 효과에 편승하는데 주력했고, 보수진영 대표를 자처하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정상회담을 혹평하며 보수표 결집에 나섰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정상회담 이슈에 주력할수록 보혁 양측만 이득을 본다고 판단한 듯 ‘박원순 때리기’에 무게를 뒀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남 창녕 선산에 다녀왔다”며 “제가 자란 이곳은 아주 작은 시골마을 이지만, 서울시민들과 같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새로운 삶과 새로운 꿈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전역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미래로 가고 있다”며 “그 도도한 강물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라고 의미부여했다. 또 경남지사 후보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해 “서울로 올라가기 전 든든한 동지 김경수 의원을 만났다”며 “경남과 서울이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데 힘을 모으겠다. 경수씨, 우리 단디 해보입시더”라고 언급했다. 여권 지지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 시장은 정상회담에 따른 서울시 차원의 후속조치 마련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반면 김 후보는 온누리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교회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폐기와 북한인권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는 등 알맹이 빠진 회담으로 끝나 아쉽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이 뭔데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2인자’ 행세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어 국회에서 문화예술인들과 정책간담회를 열고, 휴일을 맞아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이촌한강공원, 석촌호수 등을 찾았다.
안 후보는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대신 박원순 시장에 파상공격을 재개했다. 안 후보는 서울하프마라톤대회에서 부인 김미경 교수, 시민들과 10㎞를 완주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시장이 시장직을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즉시 시장직무 정지를 청하고, 시정은 대행에 맡겨야 맞다”고 공격했다. 또 “올해 1월 ‘대중교통 무료화’로 3일 만에 시민혈세 150억 원을 쓰고, 얼마 전에는 1,000억원대 ’광화문광장 확대’를 발표하더니 지금은 연일 ‘서울_평양 회담’, ‘경평축구’를 얘기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함께 치르는 선거가 아니라 서울시민과 함께 하라”고 성토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