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D램에 대해 미국에서 가격 담합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
2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법인(로펌) 하겐스버먼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전자기기에 탑재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불법적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집단소송 참가자 모집에 들어갔다.
소송 대상은 D램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 3위 마이크론이다. 하겐스버먼은 “세계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 3개 업체가 공모해 제품 공급을 제한, 지난해 D램 가격이 47%나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했다”고 주장했다.
이 로펌은 2006년에도 D램 제조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억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지만 현재와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에는 미국 사법부가 먼저 조사에 착수해 가격 담합으로 결론을 내렸고, 민사소송이 뒤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은 수요가 대폭 늘었어도 공급이 부족한 게 주된 이유”라며 “미세공정 전환과 업체 간 경쟁으로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의 담합 소송 외에도 지난해 말 중국 국가발전개발위원회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불만 제기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조사에 나서는 등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도체 관련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미국에서 소장을 받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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