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첫 공판준비기일 열어
각종 혐의 어떤 입장 밝힐지 주목
비자금 횡령·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린다. 지난 9일 구속 상태로 기소된 지 24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변호인들만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준비기일이라서 직접 출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측의 의견을 확인하고 쟁점을 정리한 뒤 증거조사 계획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혐의 수가 많고 유무죄를 둘러싼 양측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재판부는 쟁점을 정리할 두번째 준비기일을 다음달 10일 미리 잡아둔 상태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구속된 뒤 검찰의 추가 조사를 전면 거부해왔지만, 재판에서는 특히 뇌물 부분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친형 이상은씨 등의 이름으로 차명 소유한 것으로 조사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1991년부터 2007년까지 33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는 등 총 34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68억원)를 수수한 것을 비롯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000만원 현금 및 1,230만원어치 양복), 대보그룹(5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ABC상사(2억원), 능인선원(3억원)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특가법 뇌물)도 있다. 뇌물혐의액은 총 111억원에 달한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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