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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전 기업들 "개성공단 열리면 안 갈 이유없다"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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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전 기업들 "개성공단 열리면 안 갈 이유없다" 기대감

입력
2018.04.29 18:3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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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ㆍ신발 등 12개 봉제 업체

“의사소통ㆍ근로자들 숙련도 등

경쟁력, 베트남과 비교도 안 돼”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의 불씨가 살아나길 기대하며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의 불씨가 살아나길 기대하며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4ㆍ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개성공단 기업인들 사이에서 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과 북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함에 따라 1, 2년 내에 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96%가 재가동시 재입주를 희망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29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두 정상의 판문점 선언으로 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시설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북이 조속히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전면 가동 중단을 선언한 후 2년 2개월째 문을 닫은 상태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간절한 개성공단 재개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며 “개성공단 시설물 점검을 위해 방북신청을 할 계획인데 이번에는 꼭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지난 정부에서 3차례, 현 정부에서 2차례 방북신청을 했지만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신 회장은 “30일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하겠다”라고도 했다.

입주 기업들도 개성공단 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성공단 1호 등록 기업인 첨단소재기업 에스제이테크의 유창근 대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공단 재가동에 대해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베트남으로 터를 옮긴 국내 기업들도 공단 재개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당시 베트남으로 쫓기다시피 온 업체들은 개성공단이 개재될 경우 ‘개성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향후 일정에 높은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2년 전 의류, 신발 등 12개의 봉제 업체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개성공단 경쟁력은 베트남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게 개성공단 유경험 업체들의 의견이다. 롱안성 호아빈 공단에 자리잡은 한 봉제업체 관계자는 “최근 투자 희망기업이 줄을 잇는 베트남이지만 의사소통, 문화, 정서 측면에서 개성공단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개성공단이 열리면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 인구 1억의 시장 등 ‘포스트 차이나’로 평가 받으면서 현대 6,000개의 기업이 진출해 있다.

국내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의 관심은 각별하다.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으로 지난해부터 베트남에서 신발을 생산하고 있는 삼덕통상의 안봉문 상무는 “과거 10년 닦아놓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숙련도는 돈으로 환산이 안 된다”며 “공단이 재개돼 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경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에서 생산을 재개할 경우 내수 생산기지로 쓰고, 현재 베트남 시설은 수출 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부분이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남북정상회담 전인 지난달 말 공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벌인 ‘개성공단기업 최근 경영상황 조사’에 따르면 입주기업 96%가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면 재입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입주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79.4%가 개성공단이 국내외 공단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는데 경쟁력 우위 요소로는 인건비 저렴과 인력 풍부(80.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신한용 회장은 “개성공단 재개 시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복구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준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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