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스마트폰 잇따른 실패 딛고
내장스피커ㆍ이어폰 등 불만 수렴
붐박스ㆍDTS:X 신기술 탑재하고
세컨드 스크린 기술도 개선해
‘LG G7 ThinQ(씽큐)’가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식 데뷔전을 앞둔 가운데 위기에 몰린 LG 스마트폰 ‘구원투수’인 G7의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타사 스마트폰들이 그랬듯 소비자들이 깜짝 놀랄 만한 혁신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LG G7 씽큐는 화면과 음향, 편의성과 내구성 등 스마트폰이 마땅히 갖춰야 할 본질을 파고들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의 기본기 중 하나인 음향을 향상하기 위해 G7 씽큐에 폰 자체가 스피커의 울림통 역할을 하는 신기술 ‘붐박스(Boombox) 스피커’를 탑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스마트폰 내장 스피커의 출력에 만족하지 않는 소비자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붐박스 스피커가 들어간 G7은 음질을 좌우하는 저음역대 음량이 6데시벨(dB) 이상 향상됐다. G7 씽큐를 얹어 놓으면 나무나 철로 된 테이블 또는 상자가 스마트폰과 함께 공명하는 대형 우퍼기능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이어폰으로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사용자들을 위해 고급 이어폰이 없어도 최대 7.1 채널의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DTS:X’ 기술도 스마트폰 최초로 G7 씽큐에 적용했다. 지난해 G6와 V30에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은 업계 유일 ‘하이파이 쿼드 덱(Hi-Fi Quad DAC)’도 유지했다. 디지털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음향신호로 변환하는 장치(DAC) 4개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음향 부품이다.
해외에서 유출된 G7 씽큐 이미지는 전작 G6와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최고의 내구성을 인정받은 G6의 장점은 흩트리지 않겠다는 LG전자의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V30에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대신 저렴한 액정표시장치(LCD)도 그대로인데, LG전자는 ‘밝기 부스트’ 기능을 추가해 LCD 밝기를 1,000니트(1㎥에 켜진 촛불 1개 밝기가 1니트)까지 높였다. 밝은 대낮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LG전자가 2015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세컨드 스크린’ 기술을 발전시킨 ‘뉴 세컨드 스크린’도 화면 맨 위에 추가했다. 상태 표시줄로 쓸 수 있고, 메인 화면과 합치면 더 큰 화면이 된다.
LG전자는 한결 향상된 기능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뉴욕에서 열릴 G7 씽큐 최초 공개 행사를 별도의 이벤트나 개발자 프레젠테이션 없이 체험 위주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 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초 공개 행사도 마찬가지다.
매년 2월 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인 LG전자는 올해 두 달 넘게 지연된 5월 초에 첫 제품을 선보인다. 거듭된 부진에 더 물러날 곳이 없는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시장에 한발 늦게 뛰어든 LG전자는 2014년 G3를 내놓으며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G3는 파생모델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를 넘겼지만 후면에 가죽커버를 씌운 G4, 모듈형 G5가 잇따라 실패했다. 지난해 G6와 V30은 품질에 대한 호평과는 달리 시장에서의 반응이 크지 않았다. G7 씽큐로도 반전의 발판을 만들지 못하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1,585억원에 영업손실 1,36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이지만 지난해 3분기(3,753억원)와 4분기(2,132억원)에 비해 손실 폭은 줄어들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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