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정책의 맹점을 이용했던 ‘드루킹 사건’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뉴스 아웃링크 전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뉴스 제공 계약을 맺고 있는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5일 “언론사들이 원하면 아웃링크 방식 전환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네이버는 27일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는 언론사 124곳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파트너사들의 ‘아웃링크 전환 참여’ 또는 ‘인링크 유지’에 관한 뜻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의견 수렴 기한은 5월 2일까지다.
이메일에서 네이버는 “많은 언론 보도와 정치권 입법 움직임 등을 통해 네이버 뉴스에서 구글 방식의 아웃링크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네이버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글 방식으로 바뀌면 네이버 뉴스 화면에는 기사 제목만 노출되고, 링크는 각 언론사 페이지로 연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원하는 매체만 아웃링크로 전환할지, 아니면 전체를 전환할지 세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웃링크로 전환되면 네이버가 뉴스를 받는 대가로 언론사에 지급하고 있는 ‘전재료’(뉴스 콘텐츠 사용료)도 사라질 수 있다. 네이버는 메일에서 “전재료는 인링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링크가 없어질 경우 전재료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재료는 개별 언론사와의 계약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네이버는 1년에 약 300억원 이상을 전재료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홈페이지 방문객 수가 적은 중소 언론사로서는 전재료 수익과 자체 트래픽 증가 사이에서 실익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웃링크와 관련해) 매체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고 사용자 입장에서의 불편함도 있기 때문에, 일단 파트너사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해보는 것”이라며 “열린 자세로 언론사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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