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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완전 범죄 노린 연쇄살인범, DNA 족보 사이트에 덜미 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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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완전 범죄 노린 연쇄살인범, DNA 족보 사이트에 덜미 잡히다

입력
2018.04.29 15: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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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서 1976~1986년

살인ㆍ강간ㆍ강도 등 공포의 범행

첫 범죄 당시 현직 경찰로 근무

/그림1 1970~80년대 캘리포니아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범 조지프 제임스 디앤젤로가 30여년만에 덜미가 잡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를 떨게 하며 수십년간 수사망을 피했던 잔혹한 연쇄 살인범이 근래 등장한 유전자(DNA) 족보 추적으로 끝내 꼬리가 잡혔다.

미 범죄역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 중 하나인 ‘골든 스테이트(캘리포니아주의 별칭) 킬러’가 잡힌 것은 지난 24일. 새크라멘토 경찰은 전직 경찰관 출신인 조지프 제임스 디앤젤로(72)를 검거해 증거가 확보된 여섯 건의 살인 혐의로 송치했다.

‘골든스테이트 킬러’ 사건은 1976년에서 1986년 사이 12명이 살해되고 최소 50명이 강간 당하고, 120여 가구가 강도를 맞은 사건으로 당시 캘리포니아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범인은 처음에는 여성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하다가, 점차 남편이 있는 곳에서도 남편을 묶어 놓고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엽기 행각을 벌였고 부부를 함께 살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장갑과 마스크 등을 사용하며 증거물을 남기지 않는 치밀한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해갔다.

30년 이상 범인을 밝히지 못해 사실상 ‘완전범죄’로 보였던 이 사건은 조상 찾기에 이용되는 한 업체의 DNA 족보 사이트를 통해 단서가 잡혔다. 경찰은 1980년에 발생한 한 커플 살인 사건에서 범인의 DNA를 확보했지만 당시는 DNA 수사 기법이 막 태동할 무렵이었다.

연방수사국(FBI)이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시작했지만, ‘골든 스테이트 킬러’와 일치하는 DNA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DNA 족보 사이트가 활성화 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DNA 족보사이트는 일반인들이 DNA 샘플을 등록해 자신의 가계도를 찾는 서비스인데, 경찰 당국이 지난해 이 곳에서 수개월간 작업한 끝에 범인과 유사한 DNA 가계도를 찾은 것이다. 경찰은 수사망을 좁혀 디앤젤로를 용의선상에 올린 뒤 그가 버린 물건에서 DNA를 채취해 ‘골든 스테이트 킬러’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1986년 이후 범죄를 중단하며 ‘완전 범죄’를 확신하고 살아왔던 디앤젤로는 체포 당시 매우 놀랐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범행 수법이 치밀했던 디앤젤로는 실제 범죄 행각을 시작할 당시 현직 경찰이었다. 1973년부터 79년 사이 캘리포니아주 경찰관으로 근무했던 그는 상점에서 도둑질한 것이 드러나 퇴출됐다. 이후 트럭 수리공으로 살아온 그는 은퇴 후 평범한 노인으로 지내왔다. 그는 범행을 시작하기 직전인 1973년 변호사와 결혼해 세 딸을 낳았고 아내와 이혼 한 뒤에는 딸과 지내왔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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