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63. 네 살 보스턴테리어 ‘카이’ㆍ 닥스훈트 ‘라이’
지난 3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한 여성으로부터 반려견 두 마리가 지낼 곳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동물보호단체가 주인이 있는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동물을 버리려는 모든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동물보호소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라는 이 여성으로부터 반려견 두 마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여성은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본인뿐 아니라 어린 자녀들, 반려견들을 지키고 싶었지만 전국 어디에 있는 쉼터에서도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는 불가능 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쉼터를 구했지만 이후 남편을 상대로 하는 재판과정, 경제적 자립 여건 등 홀로 감당해야 할 상황이라 반려견들을 계속 돌볼 수 없게 됐고, 결국 카라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카라는 현장 방문과 조사를 통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이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깊고 해당 지자체와 쉼터 기관, 지인 등을 통해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을 해봤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라는 개인의 능력 한계로만 바라볼 게 학대와 폭력으로 인한 피해 가정 내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 장치의 제도적 한계와도 이어져있다고 보고 더불어숨센터로 데려오게 됐습니다.
보스턴테리어 종 카이(4세ㆍ수컷)는 호기심이 많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경계하기보다는 다가가 냄새를 맡으며 인사하기를 좋아합니다. 사람을 잘 따르며 쓰다듬어 주는 손길도 즐길 줄 압니다. 카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산책입니다. 처음에는 넘치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조금 지나면 함께 걷는 사람의 속도에 맞춰줄 줄도 압니다.
닥스훈트 종 라이(4세ㆍ수컷)의 매력은 짧은 다리와 오도통하고 큰 발바닥입니다. 짧은 다리에 큰 발로 성큼성큼(?) 걷는 모습에 미소부터 지어진다는 게 활동가들의 설명입니다. 입 주변에 상처 자국이 있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라이는 의젓하게 늘 옆에서 카이를 돌봐줍니다. 함께 산책을 나가면 라이는 언제나 카이보다 조금 앞서 걸으며 위험한 건 없는지 미리 확인한다고 합니다. 산책하는 내내 뒤에서 따라올 카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듬직함 마저 내려놓게 하는 건 바로 장난감입니다. 혼자서 마당에서 나뭇가지 등을 가지고 놀 만큼 장난감을 좋아합니다.
호기심 많은 카이와 친구를 돌볼 줄 아는 의젓함을 보여주면서도 장난감을 좋아하는 라이에게 이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가족이 하루빨리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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