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매체와 전문가들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자 이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미국의 호응을 촉구했다.
관영 CCTV는 28일 아침뉴스에서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관한 뉴스를 6꼭지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CCTV는 “남북이 연내 종전선언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천명하는 등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이 외에도 이산가족 상봉과 철도ㆍ도로 연결 등 다양한 상호 협력에 합의했다”고 극찬했다. CCTV는 판문점 선언에 대한 미국ㆍ러시아ㆍ영국ㆍ프랑스 등 세계 각국과 유엔 등의 평가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국제사회도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이제는 한반도 문제의 ‘빅 플레이어’인 미국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우리 모두는 이번 회담의 결과가 다소 느슨한 이유가 또 다른 빅 플레이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러나 이번 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특히 “판문점 선언에 한반도 비핵화가 명시됐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비핵화의 구체적인 논의는 북미 만이 할 수 있고 한국의 권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남북이 어렵게 이뤄낸 성과에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한 목소리로 이번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안종저(阮崇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판문점 선언은 남북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관한 중요한 공동인식과 남북관계 개선 등을 잘 보여줬다”면서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동북아 평화와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남북 정상이 뗀 역사적인 발걸음이 지속해서 이어져가야 한다”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번 선언을 어떻게 구체화할 지는 북미회담으로 넘겨졌다”면서 “북한은 이번 선언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줬지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즈강(笪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도 “판문점 선언에 구체적인 비핵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미국과 일본 등이 실망했을 수도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자회담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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