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시설 점검 위해 방북 신청
금강산 관광 재개 점검 나서
상의ㆍ중기중앙회 지원책 마련
11년만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남북 경제협력(경협)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현대그룹 등 경협 관련 기업들은 대북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 단체들도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 시대에 대비해 북한 경제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대북 사업을 펼치는 국내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에 방북 신청서를 내고 북미 정상 회담이 개최되기 이전 개성공단에 방문해 생산시설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것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여 활용하기로 한 것에 주목한다”며 “조만간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 10년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야 했던 현대그룹은 사업이 재개될 때 준비해야 할 조치 등을 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그룹 내 대북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아산은 이날 회담 결과 발표 후 “남북경협을 선도하는 기업이란 기업 모토 아래 멈추지도 흔들리지도 않고 담담하게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논평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엔 대북제재가 풀리는 등 사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신호가 나오면 곧바로 사업 재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중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경협 사업 재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상의는 이날 논평문을 내고 “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등 경협여건이 성숙하게 되면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의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북한 경제단체인 조선상업회의소와 남북 경협을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한상의는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제상업회의소(ICC)를 거쳐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접촉한 바 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제 단체 간 접촉은 정부 대 정부, 기업 대 기업의 대화나 만남을 측면 지원할 수 있다”며 “대한상의는 북한 경제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우리 기업과 북한 경제계의 소통창구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중소기업중앙회도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경협 사업 재개에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홍보실장은 “중소기업은 남북경협의 상징이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며 “중기중앙회는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개성공단 조기가동에 힘을 보태고 북한 근로자의 중소기업 현장 활용 등 남북경협 활성화에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남북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신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관계 구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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