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중 택배차량을 도둑맞은 택배기사가 라디오 청취자들의 도움으로 차량을 찾았다. 차는 도난 장소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약 23㎞ 떨어진 경기 용인시 서수지IC 인근에서 발견됐다. 기사는 “도난 사고 이후 잠도 못 자고, 일도 제대로 못 했다”며 “제보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난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 용의자 신원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기사 박모씨는 26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이하 ‘색다른 시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난 차량을 찾았다는 경찰 연락을 받았다”며 “이 프로그램 덕분에 빨리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앞서 지난 24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급한 목소리로 “택배차량을 도둑 맞았다”며 도움을 요청했었다.
박씨가 차량을 찾을 수 있었던 데는 청취자 제보 힘이 컸다. 박씨의 사연은 라디오 방송 뒤 ‘모트라인’ 등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를 비롯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퍼졌다. 관련 제보도 쏟아졌고, 결정적 제보는 26일 ‘색다른 시선’ 청취자에게서 나왔다.
이 청취자는 이날 오후 6시 10분쯤 경기 성남시 미금역 근처에서 박씨가 도난당했다고 설명한 차량과 비슷한 차량을 목격했다고 방송국에 제보했다. 제작진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차량 행방을 수소문했다. 청취자들의 제보는 계속해서 쏟아졌다. 성남에 이어 용인에서 도난 차량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경찰은 제보를 취합,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용인IC 인근에서 버려진 도난 차량을 찾았다.
박씨는 26일 ‘색다른 시선’ 전화 인터뷰에서 “이틀 동안 도난당한 차 생각만 하고, 차에 실린 물건을 생각하며 지냈다. 잠도 못 잤다”며 “고객들로부터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차량에는 고객 물건만 50여 개가 실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가 (차를) 노리고 훔친 것 같다고 담당경찰관이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덕분에 빠른 시간 안에 차량을 찾게 됐다”며 “방송을 듣고, 제보해 주신 분들 너무 고맙다. 진짜 시민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청취자들이 도와주셔서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색다른 시선’의 이현주 PD는 27일 “다른 사람의 가슴 아픈 사연을 내 일처럼 여기면서 끝까지 함께 해준 분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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