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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 도보다리서 40분간 ‘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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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 도보다리서 40분간 ‘밀담’

입력
2018.04.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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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소나무 식수

단둘이 ‘도보다리’ 걸으며 신중ㆍ밀착대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회담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경기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이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회담을 마치고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을 경기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이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오후 회담에 돌입하기 전 공동 식수와 산책을 하며 친목의 시간을 나눴다. 오전 회담 후 각각 오찬과 휴식시간을 따로 갖고 4시간 30분여 만에 다시 만난 두 정상은 첫만남에서 다져진 우의를 과시하듯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둘만의 대화에 집중하면서 점차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오후 첫 일정인 식수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경로로 쓰인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동편 공터의 ‘소떼길‘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참모진은 김 위원장 일행보다 5분 먼저 장소에 도착해 김 위원장 일행을 맞았다.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정전 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 앞에 나란히 서서 미리 준비된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각각 세 차례씩 식수했다.

김 위원장이 식수를 마치고 “어렵게 찾아온 새봄을 소중하게 잘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문 대통령이 흐뭇한 미소로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강물을, 김 위원장은 대동강물을 소나무에 뿌린 뒤 두 손을 맞잡고 화합을 기원했다. 두 정상은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에 손을 올리는 가 하면 소나무를 배경으로 양측 수행원들과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식수 행사를 마무리한 두 정상은 오후 4시 35분쯤 곧장 ‘도보다리’로 향했다. 20m 앞에 양측의 수행원을 앞세우고 나란히 선 두 정상은 발걸음을 옮기며 쉼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길을 안내하면서도 손짓을 적극 써가며 대화를 주도했고, 김 위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면서 안경을 고쳐 쓰거나 미간을 찌푸리는 등 다소 긴장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나란히 걸어간 도보다리는 1953년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습지 위에 만든 다리다. 이번 회담을 위해 파란색 페인트로 새로 단장한 다리는 두 정상이 나란히 설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규모였다.

두 정상의 발걸음은 약 70m 길이 다리 끝에 멈춰 섰다.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녹슨 군사분계선 표식물 앞에 멈춘 두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부근에 놓인 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남북 정상회담의 사실상 유일한 친교행사이자 사실상 번외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대화 내용은 공개돼지 않았지만 두 정상이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며 40분 여간 지체 없이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보아 상당히 깊숙한 교감을 나눈 것으로 관측된다.

두 정상은 오후 5시 11분쯤 자리에서 일어서 10분여를 걸어 오후 회담장이 예정된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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