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마주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계는 북한 시간으로 맞춰져 있었다. 반면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시계는 한국(서울) 표준시간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식 환영행사 후 10시 15분부터 진행된 정상회담의 모두발언 중 포착된 김 위원장의 시계는 한국 표준시보다 30분 느린 시각인 9시 50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다. 평소 사용하던 시간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표준시 기준으로 군사분계선 위 정상 첫 만남은 9시 30분, 정상회담 시작 시작은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 김 위원장의 시계대로라면 첫 만남은 9시, 회담 시작은 10시가 된다.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의 경우 정시에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회담 주요 일정을 30분에 맞춘 것은 북한 표준시간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2015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동경 135도 기준 일본 표준시를 버리고 30분 느린 대한제국의 표준시로 시각을 변경했다. 일제 잔재 청산과 영토주권 회복 명분이었다.
반면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시계는 한국 표준시에 맞춰져 있다. 김여정이 남측의 시간을 확인하며 일정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회담 일정 내내 김 위원장 최측근에서 수행하며 보좌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공식 행사와 일정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사진=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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