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28분쯤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30명의 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을 삼각형 형태로 둘러싼 뒤 김 위원장과 보조를 맞춰 약 15초간 계단을 내려왔다. 판문각 계단을 내려온 김 위원장은 수행원들을 옆으로 물린 후 단독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나눴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난 두 정상은 약 7초간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이어 김 위원장은 MDL을 넘어 남측 땅을 밟았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땅을 밟는 건 역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도 오전 9시 29분 직접 김 위원장에 제의해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MDL 북측에 발을 디뎠다.
김 위원장은 판문각 계단을 내려오며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했지만, 언뜻 긴장한듯한 굳은 얼굴도 보였다. 눈은 충혈되고 다소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듯 당당한 걸음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29분 문 대통령과 두 아이들과 함께 MDL 남측 2미터 지점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전통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1분쯤 판문점에 미리 도착해 23분쯤 평화의 집에서 나와 김 위원장을 맞으러 MDL 부근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 및 수행단은 MDL 남측에서 앞에 일렬로 서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두 정상은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과 자유의집 중앙에 있는 판문점 광장에 선다. 두 정상은 의장대 사열 이후 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전 10시 30분부터 11년 만에 다시 열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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