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에서 조우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공식 환영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의장대를 사열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육ㆍ해ㆍ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9시29분쯤 북측에서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은 두 정상은 가벼운 환담을 나누며 우리 전통의장대를 향해 걸었다. 두 정상은 속도를 맞추며 한걸음 한걸음을 함께 내디뎠고, 시종 미소를 잃지 않으며 간간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의장대 모습을 호기심 있게 바라봤다.
두 정상은 34분쯤 계단을 올라 의장대 연주를 마주했다. 약 1분 동안 이어진 연주 내내 의장대를 향해 경례를 하고 서 있던 문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두 팔을 양 옆에 내리고 꼿꼿한 자세로 응시했다. 35분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두 정상은 계단을 내려와 레드카펫을 따라 양 측 공식수행원을 향해 같이 걸었다. 이 때도 김 위원장은 흥미로운 듯 주변을 돌아보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됐다.
의장대는 국가 경축 행사나 국빈 방문 행사에서 기수와 의장 사열 등의 의식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부대다. 통일부 측은 “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예우 수준에서 사열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사 규모는 보통 국가 원수급의 사열보다 간소화됐다. 보통 370여명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300여명 수준으로 인원을 줄였으며, 예포 발사나 국기 게양, 국가 연주는 생략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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