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깜짝 반등… 수출도 호조
조정국면 건설은 하반기 전망 흐려
민간 소비ㆍ고용 침체가 발목 잡아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지난 분기 역성장한 투자와 수출이 반등하며 시장 예상치(1.0%)를 웃도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조정 국면에 접어든 건설투자의 반짝 성장에 기댄 측면이 큰 데다가 고용 여건 악화 속에 민간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터라 한은이 전망한 연 3% 성장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26일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1~3월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1.1%, 전년동기 대비 2.8%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엔 -0.2%로, 역성장했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직전 분기 -5.3%에서 4.4%, 건설투자가 -2.3%에서 2.8%, 설비투자가 -0.7%에서 5.2%로 각각 반등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부터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관측됐던 건설투자가 전체 성장률 1.1% 가운데 0.5%포인트를 담당하며 선전했다. 정규일 경제통계국장은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건설기성액(공사 진척도로 평가)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이달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주택거래액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장비, 선박ㆍ항공기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수출은 실물 부문에선 글로벌 경기회복, 서비스 부문에선 평창올림픽 개최와 중국인 관광객 회복 덕을 봤다.
분기 성장률 첫발을 무난하게 떼면서 지난해(3.1%)에 이은 2년 연속 3%대 성장 가능성은 한층 밝아졌다. 정 국장은 “남은 3개 분기 동안 분기별 0.77~0.82% 성장을 한다면 (한은이 전망한)연간 3.0%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4분기 성장률은 각각 1.0%, 0.6%, 1.4%, -0.2%였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위험(리스크) 완화, 소비심리 개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해소에 따른 중국 관광객 수 회복 등도 성장률 상향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3% 성장을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 지난 2년 동안 연간 성장률의 1%포인트 안팎을 책임졌던 건설투자가 하반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데다, 내수의 큰 축인 민간소비 또한 지난해 1분기(0.5%)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인 0.6%에 그쳤기 때문이다. 소비 증진의 원천인 일자리(고용)도 한은이 최근 두 차례 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감분을 기존 34만명에서 26만명으로 줄일 만큼 나쁜 상황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 성수기였던 재작년 착공 아파트 물량이 완공되는 올해 중반 이후엔 건설투자가 성장에 기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난해 3%대 성장에 상당한 힘을 보탰던 정부 소비 또한 올해 재정 규모가 크게 늘지 않아 예년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3%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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