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갱도 550m 지점서… 3명 중경상
국내 유일 철광석 탄광에서 26일 발파작업 도중 매몰사고가 발생,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6일 오후 3시56분쯤 강원 정선군 신동읍 한덕철광 신예미 광업소 제2수갱에서 발파작업 중 갱도가 무너져 근로자 6명이 수십톤의 돌무더기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로 진모(65)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영월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서모(64)씨는 갱 밖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이들과 함께 돌더미에 매몰됐던 신모(70)씨는 사고 발생 4시간 20여분 만인 이날 오후 8시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진씨 등과 함께 발파작업을 하던 이모(54)씨 등 3명은 중경상을 입고 제천 명지병원과 서울병원, 영월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신예미 광업소 갱구에서 5㎞ 내부의 수직갱도 550m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근로자 14명이 새로운 수평 갱도 굴착을 위해 폭약을 이용한 발파작업 중이었다. 폭발로 인해 갱도가 무너지자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근로자 8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으나 숨진 진씨 등은 돌더미에 그대로 매몰돼 참변을 당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광산 내 자체구조대와 강원 영월, 정선 등에서 소방대원 60여명이 긴급 투입돼 구조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무너진 갱내에 쏟아져 내린 돌덩이로 인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예미 광업소에서는 평소 발파작업 중 100톤 가량의 돌덩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근로자들은 20∼30톤의 돌더미에 매몰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소방당국은 해가 저물자 특수구조단과 구조견을 사고현장에 급파해 매몰자 구조에 나섰으나 중장비의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운반용 갱도가 비좁아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지점은 경사가 심하고 길이 구불구불해 차량으로 이동해도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갱구가 비좁아 중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할 수 없어 구조에 난항을 겪었다”며 “현재 추가 붕괴 우려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신예미 광업소는 한덕철광이 운영하는 민영광산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광석을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1916년 문을 연 이 광산은 한때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2001년 6월 한덕철광이 인수한 뒤 조업이 재개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긴급 영상 대책회의를 갖고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소방청장은 관계부처와 함께 가용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부상자 이송ㆍ치료에 만전을 기하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장관은 사고자 가족에 대한 지원과 이후 사고 수습에 소홀함이 없도록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대로 광업소 관계자 등을 불러 사고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정선=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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