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점포 대부분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가 한ㆍ중 관계 개선에 힘입어 현지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중국 베이징 현지법인인 화북법인이 운영하는 롯데마트(마트 10개, 슈퍼 11개)를 중국 유통기업 우마트(Wumeiㆍ物美)홀딩스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매각 대금은 14억2,000만위안(약 2,485억원)이다. 우마트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약 9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약 8조7,000억원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매각은 화북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들의 평가 금액을 고려하면 자산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라며 “롯데쇼핑은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와 원만한 인수인계를 위해 매각 이후에도 화북법인에 대한 5% 지분을 보유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현재 중국 내 4개 법인을 두고 있다. 베이징 지역을 맡고 있는 화북,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를 관할하는 화동, 충칭ㆍ청두 지역을 맡고 있는 화중, 선양과 지린성 일대를 관할하는 동북법인으로 롯데는 화북 법인 외 3개 법인에 대한 매각 협상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 매수자들과 협상 중인 상하이 지역 화동법인은 이른 시일 내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며 화중법인 및 동북법인도 지역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은 현지 인수 희망 기업들과의 원활한 매각 협상 및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증자도 진행한다. 증자 금액은 약 6,819억원이다.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99곳의 현지 점포 중 87곳이 영업 정지를 당하거나 임시 휴업에 들어가고 나머지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하자 지난해 9월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영업정지가 풀리지 않아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한 업체들이 협상을 포기하는 등 매각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보복 표적이 된 롯데그룹은 중국 롯데마트 영업정지로 인한 1조2,000억원의 피해를 비롯해 선양(瀋陽)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중단, 면세점 매출 감소 등을 합쳐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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