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기부상열차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의 관계 개선 움직임과 맞물려 중일 양국의 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충칭(重慶)대학 연구팀과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연구팀은 시속 500㎞로 운행할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목표로 한 ‘에어로 트레인’(Aero Trai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한 고속열차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공항과 시내를 잇는 31㎞ 구간을 8분에 주파하는 시속 430㎞ 자기부상열차로 독일 지멘스 기술로 제작됐다. 에어로 트레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열차가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의 반발력을 이용해 차체를 궤도 위에 띄운 뒤 궤도 위를 미끄러지듯이 고속으로 주행하는 열차를 말한다. 주행 중 저항은 공기저항뿐이어서 고속주행이 가능하며 소음이나 진동이 기존 열차에 비해 훨씬 적다. 에어로 트레인 프로젝트에 적용될 자기부상열차는 U자 모양의 양쪽 날개를 갖춰 디자인이 매우 독특하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날갯짓을 하지 않고도 수 시간 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는 군함새 구조를 모방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중국은 고객 운송의 경우 시속 500㎞, 화물 운송은 시속 250㎞로 운행할 수 있는 고속열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2만2,000㎞인 중국 내 고속철도망을 2020년까지 3만㎞로 확장할 방침이다. 또 해당 고속열차를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일본은 에어로 트레인 상용화 시점을 2025년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신칸센 고속열차로 2시간30분 걸리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 구간을 1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에어로 트레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라이천광 충칭대 교수는 “항공기 날개를 본뜬 독특한 디자인이 자기부상열차의 안정성을 높이고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하면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이 없는 친환경열차 운행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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