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15조6400억
반도체에서만 11조5500억 벌어
스마트폰 호조ㆍ소비가전 부진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매출 60조5,600억원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기록한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26일 발표했다. 1분기 매출로는 역대 가장 많고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15조1,500억원)를 또 한 번 돌파한 신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5.6%까지 치솟은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삼성전자는 반도체로만 매출 20조7,800억원을 올렸고 영업이익 11조5,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암호화폐 채굴 수요 증가로 반도체 부문 실적 증가에 기여했지만,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거래처들의 수요 감소와 중국에서 몰아친 액정표시장치(LCD)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머물렀다. 6년(23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LG디스플레이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지난해 1분기(1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3분의 1토막 났다.
대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조기 투입과 전작 갤럭시S8 등이 꾸준히 판매를 이어 가면서 ITㆍ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7,000억원 늘어난 영업이익 3조7,700억원을 쓸어 담았다.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TV 등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중저가 라인업 축소, 미국 세탁기 공장 건설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000억원 감소한 2,800억원에 그쳤다.
디스플레이와 소비가전의 부진을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메운 셈이다. 1분기 반도체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9%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 중 반도체 비중은 지난해 2분기부터 57.1%에서 꾸준히 높아졌다. 반도체 장기 호황이 시작되기 전인 2016년 1월(39.4%)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무려 두 배가 뛰었다. 반도체-가전-스마트 삼각편대가 서로를 보완하며 발전해 온 삼성전자의 탄탄한 ‘포트폴리오 파워’가 약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LCD 공급 초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당분간 반도체가 실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경기 전망이 어두운 디스플레이 사업 시설투자는 올해 8,000억원 정도에 그쳤다. 반도체(7조2,000억원) 합친 1분기 전체 시설투자 규모는 지난해 1분기의 8조6,000억원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투자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1분기 지난해 동기보다 20.2% 증가한 영업이익 1조1,78억원을 공시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부진했지만 TV와 가전 부문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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