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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양녕대군 묘역 18년 만에 전면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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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양녕대군 묘역 18년 만에 전면 개방

입력
2018.04.26 15:4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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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현판 글씨 쓴 세종 큰형

국사봉 산책로 정비해 둘레길 조성

시민들에게 18년만에 개방되는 양녕대군 묘역의 전경. 서울시 제공
시민들에게 18년만에 개방되는 양녕대군 묘역의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도역에서 국사봉터널 쪽으로 걷다 보면 굳게 닫힌 문 하나를 만나게 된다. 조선 태종의 맏아들이자 세종의 큰형인 양녕대군(1394~1462)의 묘와 사당이 모셔진 ‘양녕대군 이제(李禔) 묘역’이다.

서울시와 동작구가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양녕대군 묘역(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1호) 1만5,281㎡를 18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6일 밝혔다. 양녕대군 묘역은 2000년 이후 문화재 보호와 관리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해 왔다.

양녕대군은 세자로 책봉됐지만 기행을 일삼다가 아버지인 태종의 눈 밖에 나면서 폐위됐다. 이후 동생인 충녕대군(세종)이 세자로 책봉돼 왕위에 오르자 전국을 유랑하며 풍류를 즐겼다. 그는 국보 1호인 ‘숭례문’ 현판 글씨를 직접 썼을 정도로 글씨와 시에 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녕대군 묘역이 전면 개방되기까지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컸다. 묘역이 있는 동작구 상도4동 일대는 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관련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양녕대군 묘역을 명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게 개방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시는 묘역 개방이 결정된 이후 3년간 방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변 보행로를 정비했다. 방문객을 위해 벤치 같은 편의 시설도 마련했다. 양녕대군 묘 앞에 자리한 대군의 사당인 ‘지덕사’에서는 대군과 부인 광산 김씨의 위패, 대군의 친필인 숭례문 현판의 탁본, 정조가 지은 지덕사기도 볼 수 있다.

시는 양녕대군 묘역 개방과 함께 인접한 국사봉의 산책로를 정비해 ‘양녕대군 묘역∼국사봉∼상도근린공원’을 잇는 3.3㎞ 길이의 ‘역사 테마 둘레길’도 연내에 완성한다. 시는 역사 테마 둘레길 조성이 마무리되면 대군 묘역과 둘레길을 연계한 문화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해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덕사에선 이번 개방을 기념해 27일 오후 7시부터 ‘봄 향기 벗과 함께’라는 이름의 음악회가 열린다. 양녕대군 묘역은 매주 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양녕대군 묘역 개방은 주민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로 그 의미가 크다”며 “단순히 개방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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