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6~21세 130만명 줄 듯
폐교 속출… 대학 위기도 가속화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서울서부교육청에 폐교 인가 신청을 냈다. 이유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 시교육청이 폐교 신청을 받아주지 않기로 했지만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주변 타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키면서 결국 학생이 단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폐교 아닌 폐교'가 이뤄진 셈이다.
앞으로 이처럼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폐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간 6~21세 학령인구(학교를 다니는 나이에 속한 청소년 인구)가 130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여서, 학생 없는 빈 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통계청의 ‘2018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9~24세 청소년 인구는 899만명이다. 1982년(1,420만9,000명)에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청소년 인구 중 6~21세 학령 인구도 824만2,000명으로, 1980년(1,440만1,000명) 최고치를 기록한 뒤로 꾸준히 감소세다.
10년 뒤인 2028년에는 학령인구가 130만명 더 줄어, 693만3,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출산 심화로 초등학생 인구 감소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인구에서 6~11세 초등학생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970년엔 17.7%에 달했지만 올해는 5.4%에 불과한 상태다. 12~14세 중학생 비율도 같은 기간 8.0%에서 2.6%로 감소했다. 또 15~17세 고등학생 구성비는 6.5%에서 3.0%로, 18~21세 대학생 구성비는 6.9%에서 5.0%로 줄었다.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는 비율도 꾸준히 줄고 있어 ‘대학의 위기’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77.8%까지 치솟았던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68.9%까지 떨어졌다. 대학 진학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은 고졸 취업의 확대다. 지난해 고졸자 취업률은 34.7%로, 대졸자 취업률(67.7%)의 절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성화고나 산업수요맞춤형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학에 진학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정부는 학생 인구가 점점 줄어듦에 따라 내년 예산안엔 이 같은 인구 변화 추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2019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 지침’에서 “특정 연령층 대상 지원사업은 연령별 인구변화 영향을 반영해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