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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3%’ 터치한 미국 국채금리… 외환시장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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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3%’ 터치한 미국 국채금리… 외환시장 동요

입력
2018.04.24 20: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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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하락)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연 3%를 터치했다. 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전세계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2월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채권발(發)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외환시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8원 가까이 오르며 동요했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금리)은 장중 3.001%까지 치솟은 끝에 2.973%로 마감했다. 흔히 글로벌 시장 기준금리(벤치마크)로 통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의 요인으로는 미국 내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전망 강화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23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 오른 배럴당 68.96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또한 장중 유가가 75달러를 웃돌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은 발행 당시 결정된 금리에 따라 만기까지 이자가 지급되는 구조라 유통기간 중 물가가 오르면 가치 하락(금리 인상)이 일어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 또한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이 빠른 속도로 정책금리(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로 단기금리가 오르면서 국채 시장에서 형성되는 장기금리도 따라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금리정책의 주요 지표로 삼고 있는 터라, 최근의 물가상승 추세와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맞물려 상승하는 분위기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4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48.2%까지 오른 상황이다.

미국 안팎에선 국채 금리 급등으로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등을 이용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증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넘게 급락했을 때도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미국 에스포시토증권의 마크 에스포시토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찍는 순간 (주식)시장을 하락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미국과의 금리 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마의 3%’를 찍자 글로벌 외환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국채 금리 인상이 연준 금리인상 가속화 전망을 불러일으켜 달러 가치가 급속히 강화되면서 주요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글로벌 통화가 일제히 달러화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급등한 1,07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증시는 23일 다우지수 하락폭이 전거래일 대비 0.06%, 24일 코스피 하락폭이 0.40%에 그치면서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6.8원에 거래를 마감한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6.8원에 거래를 마감한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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