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ㆍ김문수ㆍ안철수 3파전
6ㆍ13 지방선거에서 3파전이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는 후보간 과거 인연과 물고 물리는 관계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전체 지방선거전의 간판 얼굴이 서울시장 자리인데다 막판 보수야당 후보들의 단일화 문제가 부상한다면, 결과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박빙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판세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3자 대결로 압축됐다. 당내 경선을 압도적인 득표로 돌파하며 출혈을 최소화 한 박 후보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본선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남은 기간 변수를 최소화 하면서 야당 도전자들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민선 최초 3선 서울시장 탄생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추격에 나선 안 후보는 일단 2011년 재보선에서 유력했던 서울시장 자리를 박 후보에게 양보했던 전례를 최대 공격 포인트로 삼는 분위기다. 안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7년 전에는 박 후보가 잘 할거라 믿고 양보를 했었다”며 “그러나 서울은 지난 7년간 제대로 변화해야 할 시기들을 많이 놓쳤다”고 박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서울시장 교체의 명분을 ‘기회를 충분히 준’ 7년 전 박 후보로부터 찾고, 사전 기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최근 여권의 잇따른 악재로 인한 반발여론을 극대화해 보수층 결집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경기지사 출신이 서울로 옮겨온 점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으로 표심의 확장성에 취약한 부분을, 회복중인 당세와 연결 짓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안 후보와 김 후보는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이 장애물이다. 구도상 두 후보 모두 보수층을 확실하게 끌어 온다는 전제하에 박 후보에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선거 이후를 대비한 정치적 이해가 엇갈린다. 박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는 것 못지 않게, 양자간 경쟁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보수세력 재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 안팎에선 2위 경쟁이 아니라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보수후보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23일 “보수 야당 후보들이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의당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도 이날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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