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는 당초 대통령 지지율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고정표를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쪽 낙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안 전 지사의 성추문에 이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조기 낙마로 바닥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이인제 후보를 전략 공천한 자유한국당이 상대 진영의 위기를 지렛대로 중원을 탈환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 경선에서 승리한 양승조 민주당 후보는 박 전 대변인 캠프 인사를 영입하는 등 경선 후유증을 하루속히 수습하고 내부단결을 완성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양 후보는 충남 인구 30%가 집중된 천안에서 내리 4선을 지낸 탄탄한 지지기반이 강점이란 평가다.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그는 ‘복지수도 충남’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표심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선두인 양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가 19%포인트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당은 충청권 유권자 특성상 여론조사에 소극적인 ‘샤이 보수층’이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6선 국회의원, 경기지사, 노동부장관 등을 거친 정치거물 이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도 보수층 결집으로 역전신화를 만들겠다는 기대에서 비롯됐다.
이 후보는 출마회견에서 “충청을 젊은 희망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그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풍부한 정치경험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식상한 ‘올드보이’라는 상대측 낙인을 떨쳐내는 게 이 후보측에겐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천안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단체장 판세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 소속 박찬우 전 의원의 중도하차로 재선거를 확정 지은 천안갑에 이어, 양 후보 지역구인 천안병에서도 보궐선거가 확정돼, 충남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있는 천안 표심이 당락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도 크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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