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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GM노사 자구계획 합의, 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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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GM노사 자구계획 합의, 이제 시작일 뿐

입력
2018.04.23 19: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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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사가 23일 2018년도 임금ㆍ단체협약 교섭에서 자구계획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 2월7일 첫 상견례 이후 14회나 교섭을 벌였고, GM본사가 설정한 법정관리 신청 마지막 시한인 이날 오후 5시 직전에 가까스로 합의를 이끌었다. 정부의 강력한 개입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한몫 했다.

노사 양측은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근로자의 고용 보장 문제에 대한 절충점을 찾아내면서 협상에 진전을 봤다. 노사는 군산공장에 남은 근로자 680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할 계획이다.

노사간 극적 합의로 한국GM은 일단 법정관리 행을 피하고 회생의 단초는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GM의 앞길은 험난하다. 우선 마감시한을 앞두고 일부 쟁점을 뒤로 미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노사 분쟁이 재발할 소지가 있다. 더욱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으려면 GM본사의 한국GM 정상화 계획과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소한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청사진이 나와야 하고, 지금 이 순간을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이라면 희망이 없다. 그런데 GM은 여전히 우리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불안감이 없지 않다.

실사보고서에 청산보다 존속가치가 높게 나왔다지만, 이것 역시 처절한 구조조정과 GM의 장기회생 계획, 정부의 강력한 지원 등이 모두 빈틈없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전제한 결과다. 하나만 삐걱거려도 회생가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정부에게 한국GM의 회생이 절실한 만큼 GM과의 협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자리 15만개와 지역경제가 위협받는 상황이니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김동연 부총리나 이종걸 산업은행 회장이 노사협상 와중에 자금 등의 지원 얘기를 먼저 흘린 것은 유감스럽다.

무작정 세금만 투입한다고 회생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껏 산업은행이 개입한 구조조정은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다. 대우해양조선 STX조선해양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사례를 보면 세금을 투입해 시간만 끌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좋은 조건으로 매각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바 없고, 부실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GM이 이들의 전철을 밟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번만큼은 한국GM 노사 모두에게 고통분담을 철저히 시키고,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치밀하고 철저한 회생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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