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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재를 위한 대형 SUV, 닛산 뉴 패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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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재를 위한 대형 SUV, 닛산 뉴 패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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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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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뉴 패스파인더는 현재를 위한 매력적인 대형 SUV이다.
닛산의 뉴 패스파인더는 현재를 위한 매력적인 대형 SUV이다.

실로 SUV의 시대가 되었다.

근래 자동차 시장의 판매 비중을 보면 디젤게이트의 여파인지 디젤 모델의 비중은 다소 줄어 들은 모습이지만 차량의 형태에 있어서는 SUV의 꾸준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되려 ‘세단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브랜드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고, 새로운 SUV 모델을 가져오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닛산 역시 마찬가지다. 효자 종목인 캐시카이의 판매가 정지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혼다 파일럿과 함께 일본산 대형 SUV의 한축을 담당하는 패스파인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일까? 지난해 9월 뉴 패스파인더가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과연 뉴 패스파인더는 SUV의 시대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람한 체격의 뉴 패스파인더

지난 1985년 첫 데뷔를 한 패스파인더는 그리 큰 차량이 아니었다. 닛산의 픽업 모델인 ‘하드바디 트럭’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지금의 기준으로 기껏해야 컴팩트 SUV, 당시의 기준으로도 중형 SUV에 불과하다.

하지만 패스파인더는 매 세대 체격을 키워왔고 이번 뉴 패스파인더의 체격은 대형 SUV라는 구분이 당연할 정도로 거대해졌다. 뉴 패스파인더는 5,045mm에 이르는 전장과 1,965mm의 전폭을 갖췄다. 여기에 1,795mm의 전고는 어지간한 성인 남성의 키보다 훨씬 큰 편이라 압도적인 체격을 느낄 수 있다.

뉴 패스파인더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디자인에 있다. 그리고 확실히 개선되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디자인에 있다. 어색할 정도로 거대한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은 이제 사라지고 제법 스포티한 감성의 새로운 V-모션 프론트 그릴과 부메랑 LED 시그니처 헤드라이트가 자리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강렬한 전면에 비하면 측면은 다소 차분하다. 도심형, 패밀리 SUV를 지향하는 만큼 투박하고 각진 정통 오프로더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그리고 새로운 20인치 알로이 휠도 제법 멋스럽게 느껴진다.

후면은 넓은 전폭을 최대한 활용해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특히 차체 양 끝으로 밀어낸 거대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욱 넓은 전폭감을 느끼게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지며 더욱 세련된 감성이 느껴지며, 범퍼에 대놓고 ‘토잉 패키지’가 자리해 ‘카라반을 끌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넉넉하지만 조금 아쉬운 공간

단도직입적으로 고급스러운 매력, 최신의 감성은 부족하지만 뉴 패스파인더의 실내 공간은 넓고 넉넉하고 만족스럽다. 실내 공간의 레이아웃을 살펴보면 닛산과 인피니티의 경계에 있는 기분이 든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가 둥근 이미지의 대시보드 그리고 우드 그레인으로 처리된 센터페시아는 마치 인피니티의 예전 SUV들을 보는 것 같다.

센터페시아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컨트롤 패널의 처리나 버튼의 형상은 다시 닛산의 분위기가 난다. 게다가 계기판은 알티마의 것과 같은 디자인, 구성을 갖추고 있어 닛산의 혈통을 느끼게 한다. 계기판 가운데에 위치한 4.2인치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어시스트 디스플레이는 어느새 닛산의 대표적인 아이템이 됐고, 다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만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제원을 살펴보면 최상급 트림인 플래티넘에 걸맞게 부족함은 없지만 해상도나 표현력에 있어서는 노후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라는 위안거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공간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1열 공간은 미국 시장을 고려한 차량이라는 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푹신한 시트와 넉넉한 공간, 특히 레그룸의 여유는 정말 만족스럽다. 게다가 운전 시야도 상당히 넓은 편이라 체격을 가리지 않고 어떤 운전자라도 편하고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열과 3열도 상당한 편이다. 구조 상으로 본다면 2열은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을 통해 전후로 슬라이딩 기능을 갖췄고 60:40 폴딩 기능을 지원하는 3인승 시트를 배치되었는데 탑승자의 만족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만 소재나 표현 능력에 있어서 다소 아쉬운 감도 있다. 한편 3열 공간은 다소 좁은 건 사실이지만 7인승 SUV로서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넉넉한 적재 공간은 뉴 패스파인더의 자랑이다. 실제 뉴 패스파인더는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453L에 이르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3열 시트를 접으면 1,353L의 거대한 적대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끝으로 2열 시트까지 모두 접게 된다면 무려 2,259L에 이르는 넓은 적재 공간이 준비된다.

VQ 엔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엑스트로닉 CVT

뉴 패스파인더의 보닛 아래에는 워즈오토가 15회 선정하며 그 가치를 입증 받은 V6 3.5L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최고 263마력을 6,400RPM에서 발산하며 4,400RPM에서 33.2kg.m의 탄탄한 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자트코에서 새롭게 조율한 엑스트로닉 CVT를 탑재했으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최적의 드라이빙을 위한 인텔리전트 4×4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뉴 패스파인더에는 최대 2,268kg의 무게를 가진 트레일러까지 견인이 가능한 트레일러 토잉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췄다.

참고로 뉴 패스파인더의 복합 연비는 8.3km/L이다.

넉넉함과 편안함의 드라이빙, 뉴 패스파인더

디젤 모델을 선호하지 않는 입장에서 가솔린 엔진, 그것도 매끄러운 질감과 우수한 출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V6 엔진을 탑재한 SUV를 만나는 건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뉴 패스파인더는 대배기량 가솔린 SUV가 가지는 강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디젤 SUV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뉴 패스파인더에 올라 시동을 걸면 디젤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숙함이 전해진다. 가솔린 엔진 고유의 정숙함에 만족감을 느끼며 시트와 아웃사이드 미러 등을 조절했다. 시야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특별한 기능’이 부재함을 잠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잠시 후 기어 쉬프트 레버를 당기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등장하더라도 다기통 엔진의 매력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뉴 패스파인더의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자연흡기 엔진의 매끄러운, 그리고 RPM이 상승할수록 생기가 느껴지는 고유의 느낌이 전해진다. 육중한 체격 때문에 토크를 높일 수 있는 터보 엔진도 나쁘지 않고, 또 출력 부분에서는 그 쪽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이 느낌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수록 연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건 사실이지만 경쾌하고 또 꾸준하게 가속되는 고유의 맛을 느끼게 되면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도 아쉬워진다. 어쨌든 육중한 무게 덕에 발진 가속은 그리 유쾌한 편은 아니지만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에서의 만족감은 정말 우수한 차량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CVT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닛산에게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CVT를 가장 많이, 또 잘 만드는 자트코에서 공급하는 엑스트로닉 CVT는 언제나 제 몫을 다한다.

변속 반응이나 변속 속도 등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최적의 기어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편안하게 가속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모습은 ‘이동 수단’에 집중한 차량에게 최적일뿐더러 높은 견인력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일상적인 이동 수단’에게는 CVT는 어느새 최적의 선택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대형 SUV치고는 제법 단단한 편이다. 이는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닛산의 감성이 담긴 부분이라 생각된다. 초반에는 미국 시장에 맞춘 차량인 만큼 편안함에 치중할 것 같았으나 막상 연속된 요철이나 거친 노면에서도 약간의 롤링을 허용하지만 곧바로 든든하게 버티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만 그 견고함에 있어 상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인피니티 보다느 다소 건조한 감각도 있어 약간의 투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대중적인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체격 대비 단단함이 느껴지는 하체 덕에 상당히 경쾌하고 민첩한 편이다. 실제 저속에서의 무게감도 심하지 않으면서 고속에서는 너무 가녀리지 않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큰 SUV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막상 운전을 시작하면 전반적으로 다루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좋은점: 넉넉한 공간, V6 엔진의 풍부한 감성

아쉬운점: 실내 공간에서 느껴지는 시간

편하고 또 편한 대형 SUV

결과적으로 말하면 뉴 패스파인더는 시대를 앞서거나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특별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형 SUV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은 모두 충족한 모습이다.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따르고 싶은 이에게는 권하기 어려운 선택지일지 모르지만 ‘현재의 만족’을 위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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