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폼페이오 방북 때 김정은 확답”
아사히는 “트럼프의 방북 전제 조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맞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할 수 있다는 뜻을 미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극비 방북 당시 미국인 억류 문제를 제기했고, 김 위원장의 확약이 있었다. 폼페이오 국장과 김 위원장 간 면담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에 억류된 3인의 석방이었으며, 김 위원장의 확답으로 충족됐다고 전했다. 이들 3인은 모두 한국계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씨다. 적대행위 또는 국가전복음모 등의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도 22일 북한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인 3인에 대한 석방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언제라도 석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방북에 맞춘 정치쇼 카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할 경우’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WSJ 보도와 결이 다소 다르다.
WSJ는 또 폼페이오 국장이 미 국무부나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소속 관계자 없이 방북했고,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에는 CIA 내 한국임무센터(KMC) 직원들과 함께였다고 보도했다. KMC는 지난해 5월 북한 전담조직으로 신설됐으며 CIA 한국지부장과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담당자를 역임하다 퇴임한 한국계 앤드루 김이 센터장을 맡고 있다. 앤드루 김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한해 맹경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극비리에 만났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평창올림픽 전후로 남북과 미국 등 3각 정보라인이 가동되면서 남북라인뿐 아니라 북미라인도 복원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WSJ는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중순 스위스 제네바나 싱가포르 등 유럽이나 동남아시아의 중립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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