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2월 발동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로 우리나라의 지난 1분기 대미 세탁기 수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우리나라의 대미 세탁기 수출액은 3,000만달러로 전년동기(5,500만 달러) 대비 45.4%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들이 세이프가드를 피하기 위해 국내 생산물량을 미국 현지공장으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미국 뉴베리 가전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세탁기 수출액도 감소했다. 올해 1∼3월 우리나라의 글로벌 세탁기 수출액(1억6,400만달러)은 전년동기(2억5,200만 달러) 대비 35.1% 줄었다. 미국 세이프가드로 막힌 물량 모두를 현지 생산으로 소화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남는 세탁기 물량을 다른 글로벌 대체시장을 찾아 수출해야 하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병기 무협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세탁기 수출액은 시장경쟁 격화와 해외생산 확대로 2011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번 대미 세탁기 수출 감소폭은 세이프가드의 영향으로 글로벌 수출 감소폭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대상 품목인 한국산 태양광 제품은 오히려 대미 수출이 소폭 증가했다. 올해 1∼3월 대미 태양광 수출액(2억1,100만달러)은 전년동기(2억200만달러) 대비 4.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태양광 제품은 중국 등 경쟁업체보다 품질이 좋아 미국 고객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만 올 하반기부턴 대미 수출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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