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핵화위한 의미있는 진전", 트럼프 "매우 좋은 뉴스… 정상회담 고대"
"핵동결 시작 알린 것"…비핵화 관련 직접 언급은 없어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비핵화를 향한 첫 단추인 핵동결이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취해진 이번 조치로 회담에서 비핵화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 때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북한이 공식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를 통해 '도발 중단'을 공식화한 데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도 없어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북한 핵개발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은 지금의 국면전환 움직임이 핵 개발을 위한 시간끌기용이 아닌 전략적 선택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려는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 핵동결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1일 "핵동결은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 영변 핵단지 활동 중단 등이니 이번 조치는 핵동결의 시작을 알린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요구했던 '구체적 조치'를 이행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직후인 지난달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즉각 환영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표가 나온 지 불과 한 시간여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에서 북미가 이번 조치에 대해 사전에 조율했거나 최소한 북한의 조치 내용을 미국이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이달 초 방북에서 북미 간에 관련 논의가 있었을 수도 있다.
북한이 이번에 취한 조치의 반대급부로 미국 측이 모종의 약속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없는 세계건설에 적극 이바지하려는 우리 당의 평화애호적립장에 대해 밝히시였다"는 대목이 있지만, 이는 북한이 그간 지속해서 밝혀온 입장을 재확인한 정도다. 양무진 교수는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체제 보장 등을 받아야 하니 협상 수단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핵실험장 폐기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지난번 핵실험에서 핵실험장 일부 시설이 붕괴하기도 했고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밝힌 북한 입장에서 핵실험은 더는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